경주 남산 - 산을 오르면 신라가 보여요
경주에는 산 하나가 통째로 박물관인 곳이 있어요. 불국사처럼 입구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, 동궁과 월지처럼 울타리가 쳐진 것도 아니에요. 그냥 산을 오르다 보면 길 옆 바위에 불상이 있고, 조금 더 가다 보면 천 년 된 석탑이 나타나는 그런 곳이에요. 경주 남산 이야기예요. 이곳은 경주 여행을 좀 더 여유있게 즐기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어요~ 경주 남산 - 산을 오르면 신라가 보여요 경주 남산은 해발 494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에요. 그런데 이 산 안에 절터가 100여 곳, 석불이 80여 구, 석탑이 60여 기나 남아 있어요. 신라 사람들은 이 산 자체를 부처님이 머무는 신성한 공간으로 여겼거든요. 그래서 바위마다 불상을 새기고, 계곡마다 절을 지었어요.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경주 역사지구에도 남산지구가 당당히 포함되어 있고요. 입장료는 따로 없어요. 그냥 산에 오르면 돼요. 그 사실이 왠지 더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으신가요. 바위에 새긴 부처 - 칠불암 마애불상군 남산에서 가장 유명한 유적 중 하나가 칠불암 마애불상군이에요. 산길을 따라 땀이 송골송골 맺힐 무렵 거대한 바위에 새겨진 일곱 분의 부처님을 만나게 되는데, 그 순간의 감동은 말로 다 표현하기가 어렵더라고요. 사각 기둥 네 면에 각각 불상이 새겨진 사방불도 있어요. 사방 어디에나 부처가 있다는 뜻을 담은 형식인데,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형태라 더 귀하게 여겨져요. 눈을 지그시 감고 입을 꾹 다문 불상들의 표정에서 천 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진답니다. 남산이 품은 미스터리 - 목 잘린 불상들 남산을 걷다 보면 머리가 없는 불상을 여럿 마주치게 돼요. 처음엔 깜짝 놀라게 되는데, 사실 이 불상들은 대부분 고의로 훼손된 흔적이에요. 조선시대 억불 정책 때 파손됐다는 설, 임진왜란 때 피해를 입었다는 설 등 여러 이야기가 전해져요. 삼릉계 석조여래좌상은 발견 당시 머리가 골짜기에 따로 떨어져 있었는데, 지금은 복원되어 다시 제자리에 앉아 있어요. 훼손된 흔적조차 역사의 일...